고전 로봇게임속에 숨겨져 있던 끔찍한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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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5 14:22
강승
1990년 일본에서 출시된 '비장기병 카이자드'라는 게임이 있다.
PC엔진으로 발매된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거대한 기동요새의 지휘관이 되어
7명의 파일럿이 조종하는 인간형 병기 SERD를 지휘하게 된다는 설정의 게임이다.
1990년에 출시된 게임이 상상한 배경은 서기 2384년.
평화로운 우주 개척 시대를 맞이한 인류가 정체불명의 침략자에게 공격받기 시작하고, 이에 맞서 최신형 병기를 투입한다는 전형적인 SF 로봇물의 스토리다.
게임은 총 10개의 시나리오로 구성되어 있었고 아군과 적이 서로 번갈아가면서 유닛을 움직인 뒤
전투를 반복하면서 파일럿의 명중률이나 회피율을 성장시키는 식으로 현 시대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여기까지 게임을 플레이해도 특별히 이상한 부분은 없었다.
등장하는 것은 로봇과 파일럿이었고 나누는 대화 또한 침략, 전쟁에 관한 것 뿐.
적어도 화면에 보이는 카이자드는 그런 게임이었다.
분실된 ROM 데이터 내에 비정상적인 숨겨진 텍스트가 존재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내용은 본편과 전혀 관련이 없으며, 당시 국내에서 발생한 기이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직원이 쓴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특성상 단순히 부적절하고 불쾌하게 다루기 때문에 여기서는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첫 발견은 아마도 2016년에 해외 위키에 게시되어 삭제된 데이터를 소개했을 때 일어났을 것입니다.
그러던 중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이 게임의 ROM 데이터를 조사하던 사람들에게 이상한 것이 발견된다.
일본의 게임 자료에서는 이를 게임 본편과 전혀 관계가 없으며, 부적절하고 불쾌한 내용을 다루는 비정상적인 텍스트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당시 일본에서 벌어진 어떤 사건을 소재로 게임 개발에 참여한 스태프 한 명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글이었다는 첨언과 함께.
위키의 문구로 보아 첫 발견 시기는 2016년으로 보였으며 이 게임 파일을 조사한 이유는 현재로썬 알 수 없다.
해외 사이트를 좀 더 조사하다 보면 게임을 해킹한 방법이나 결과등에 대한 정보를 더 자세하게 얻을 수 있었고
실제 ROM을 분석한 팬 번역팀의 기록에서도 문제의 데이터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위치는 ROM의 0x4D930.
자료상 이것은 게임을 진행하면서 볼 수 있는 숨겨진 이벤트라던가, 이스터에그는 아니었고 내부에 남아 있던 미사용 데이터였으며
이 위치에는,
한 사람의 이름을 제목으로 사용한 정체불명의 노래 가사가 들어 있었다.
"*****"
by***
건강한 육체에는
건전한 정신.
하지만
자유롭지 못한 몸에는
뒤틀린 마음.
매일,
나는 정말 고독해.
친구라곤
오직 비디오뿐.
애니메이션의 세계는 즐거워.
어린 여자아이들.
모두 귀엽네.
기본적으로 글 자체가 굉장히 기묘했다.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영어가 뒤섞여있어 번역기를 사용하면 완전히 망가진 문장이 되어버리고
사람이 문맥을 보고 풀어야 제대로 뜻을 알 수 있는, 마치 의도적으로 망가뜨린 뉘앙스의 글이었으며
내용 또한 '나는 혼자다', '친구라고는 비디오밖에 없다', '애니메이션의 세계가 즐겁다', '어린 여자아이들이 귀엽다' 등 앞뒤가 전혀 연결되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어찌보면 고독한 누군가의 이상한 독백 정도로도 보일 수 있었다고 생각했으나...
로리콘 잡지는
이제 읽다 질렸어.
그렇다면
직접 사진을 찍어야지.
호러 비디오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그렇다면
직접 비디오를 찍어야지.
몇 줄을 더 읽어보니 내용은 점점 심각해지기 시작한다.
잡지를 보는 것에는 질렸으니 직접 사진을 찍겠다. 호러 비디오로는 부족하니 직접 비디오를 찍겠다...
1명, 2명, 3명
유인했다.
4명, 5명, 6명
납치했다.
7명, 8명, 9명
죽였다.
10번째에서
붙잡혔다.
다시 말하지만 카이자드는 로봇을 지휘해서 외계 침략자와 싸우는 전략게임이다.
사람을 납치하거나 살해하는 이야기는 게임 본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ROM 안에 들어 있던 이 노래는,
계속해서 게임과 아무 관계없는 범죄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내 소중한 비디오테이프.
**짱을 찍은
비디오테이프.
정말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는데,
경찰에게
압수당해 버렸어.
어떡하지.
어떡하지.
달팽이, 달팽이.
어린 여자아이의 시체는
어디에 있나.
팔을 내놔.
다리를 내놔.
머리를 내놔.
그뿐만이 아니었다.
노래 속 화자는 자신에게 소중한 비디오테이프가 있었다고 말했고, 누군가를 촬영했다고도 말했다.
'그리고 그 비디오들은 경찰에게 압수당해 버렸다'며 장난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구체적인 내용을 서술하고 있었다.
푸른 녹음 속을
달려 나간다.
남색 랭글리
나는 혼자 떠나는 여행
마음 내키는 대로
핸들을 꺾는다
5살 아이가
5살 아ㅇ
5살 아
5살 아
※ 원문에 존재하는 마지막 표현은 검열함
누가,
대체 왜
SF 로봇게임의 ROM 속에 이런 노래를 집어넣은 것일까?
그리고 노래에는 언뜻 보면 별 의미가 없어 보이는 자동차 한 대도 등장한다.
남색 랭글리.
노래 속 화자는
분명 남색 랭글리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고 말했으며...
그 외 노래에서 서술되었던 비디오테이프.
경찰의 압수.
유괴와 살인.
그리고 아직 공개하지 않았던 이 노래의 제목.
미야자키.
이 단서들을 한곳에 모으면
노래가 흉내 내고 있던 인물은 거의 한 사람으로 좁혀진다.
1988년부터 1989년까지 도쿄와 사이타마 일대에서 어린 여자아이 네 명을 살해했고
경찰에 체포된 후 수천 개에 달하는 비디오테이프가 집에서 발견된 일본 사회를 뒤흔든 연쇄살인범 '미야자키 츠토무'
그가 이동에 사용했던 차량으로 알려진 자동차 또한 닛산 랭글리였다.
미야자키 츠토무가 체포된 것은 1989년 7월 23일이었으며 카이자드가 출시된 것은 불과 몇 달 뒤인 1990년 2월 23일이었다.
즉, 시기상으로도 미야자키 츠토무와 관련이 충분하다는 뜻이었다.
또한 노래의 첫머리에는 미나미 히로시라는 이름이 적혀져 있었는데,
이 게임의 디자이너의 이름 또한 미나미 히로시였다.
(다만 미나미 히로시 본인이 이 노래를 작성했다고 확정하긴 어렵다.)
즉, 고전 로봇 전략게임의 ROM 속에는
본편과 아무 관계도 없는 연쇄살인범의 시점을 흉내 낸 노래가 들어 있었다.
텍스트에는 작성자의 이름도 남아 있었고.
누구를 소재로 했는지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끝내 확인할 수 없었다.
왜 이런 노래를 카이자드의 ROM에 넣어놓았는지.
이 글에 대한 코멘트
확인된 사실
카이자드의 ROM 0x4D930 위치에는 실제로 문제의 미사용 텍스트가 존재함
텍스트의 제목은 MIYAZAKI이며 첫머리에는 by ミナミ ヒロシ라고 적혀 있으며
내용 역시 비디오테이프, 유괴·살인, 랭글리 등 미야자키 츠토무 사건을 연상시키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음
정황상 해석
TCRF라는 사이트는 이 노래를 게임 디자이너 미나미 히로시의 작품으로 정의하고 있고 텍스트에도 동일한 이름이 적혀 있긴 하지만
본인의 직접적인 증언에 관련된 내용은 없어 확정으로 보긴 어려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것
왜 이 노래가 ROM에 들어갔는지, 개발 중 실제 게임에서 사용하려 했던 것인지, 처음부터 개발자들끼리만 볼 목적으로 넣은 것인지 등등에 대한 설명은 확인되지 않았음
본문의 가사 중 일부는 실제 원문의 수위 때문에 의도적으로 검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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